본 포스팅은 어떤 사건이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하게 만드는지 고민하면서 작성하였습니다.
데이터와의 첫 만남
데이터와의 첫 만남은 고등학교 시절,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를 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범죄를 예측해 예방하는, 치안으로부터 해방된 사회를 그리는 내용입니다. 영화에서 다룬 주제가 데이터 분석과 밀접하다고 느낀 저는, 초능력자가 미래를 예측하는 판타지적 요소 대신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현실적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생각은 데이터를 통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때부터 데이터가 세상을 바꾸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긍금증이 커진 저는 직접 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자주 하시던 말씀인,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일찍 등교한다."는 가설을 설정하였습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매일 한 시간 일찍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등교 시간과 성적을 구간별로 나눠 표 형식의 판넬을 만들고, 학생들에게 자신에게 해당하는 곳에 스티커를 붙이도록 했습니다.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가슬은 TRUE, 즉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대체로 일찍 등교한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비록 설문에 참여한 학생들은 전교생의 절반 정도였지만,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은 저에게 큰 흥미와 성취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경험 덕분에 저는 데이터사이언스학과에 진학하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대학 시절의 혼란 - 데이터사이언스의 방대한 세계
대학 시절, 저는 진로에 대한 깊은 생각이나 계획 없이 단순히 "데이터사이언스학과에 왔으니 데이터사이언티스트가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반드시 데이터사이언티스트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프론트엔드, 백엔드,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 AI 엔지니어 등 다양한 길이 있으며, 각 분야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혼란스러웠습니다. 특히 AI 모델링에 국한되어 불안했습니다. 다른 길이 더 나의 적성에 맞으면 어쩌지?
그때 직접 경험해보자는 생각에 국비 교육 프로그램인 '엘리스'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프론트엔드, 백엔드, AI 각 분야를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백엔드 개발도 흥미로웠지만, AI 분야가 저에게 더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팀 프로젝트에서 대상이라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원 진학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논문을 쓰는 연구원보다는 실제 서비스를 만드는 일에 더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취업의 길로 나서기로 결심했습니다. 만약 일을 하다가 연구원이 되고 싶어진다면 그때 대학원에 가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첫 직장에서의 도전 - 현실과 이상의 괴리
대학을 졸업후,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중소기업에 취직했습니다. 이 회사는 AI 도입 초기 단계였기에,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처음 맡은 프로젝트는 발 뒤꿈치 사진으로 발 유형을 분류하는 작업이었어요. 자연어처리만 해본 저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과제였습니다. 그러나 회사의 열악한 시스템과 부족한 지원은 예상치 못한 난관이었습니다. 사수도 없었고, 데이터 양도 턱없이 부족해, 학문적으로 배운 것과는 다른 실무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처음 접하는 분야였기에 실수를 하는 건 당연했지만, 확신 없는 프로그래밍을 반복하면서 제 자신감은 급격히 바닥을 쳤습니다.
계속되는 한계에 부딪히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끊임없이 들었습니다. 회사에서의 저는 마치 길을 잃은 것 같았고, 자신감이 사라지는 동시에 회사에서의 존재가치에 대한 회의감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월급 루팡처럼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대로는 스스로 무너질 것만 같았습니다. 결국, 무기력함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이때가 제 경로를 재정비할 시점이라고 느꼈습니다. "내가 정말 이 길로 가는 게 맞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질문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달리기를 통한 회복 - 나와의 싸움에서 얻은 깨달음
이후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제 무능력 탓으로 돌리며 절망에 빠졌습니다. 이때 아버지께서의 권유로 러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게는 작은 성공이 절실히 필요했고, 무엇보다 러닝이 우울증 치료에도 좋다는 이야기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3km를 뛰었을 때, 숨이 턱턱 막히고, 다리에 과부하가 걸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말씀처럼 꾸준히 연습하면 어느 순간 30분, 1시간도 달릴 수 있게 되리라 믿고 노력했습니다. 런데이 앱의 8주 프로그램을 따라 30분 달리기에 도전했고, 마침내 10km 완주라는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달리기를 통해 첫 번째로 깨달은 것은, 러닝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정신력 훈련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어도 속도를 늦추더라도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개발 프로젝트나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의욕이 넘쳐 모든 힘을 다 써버리면 금세 지쳐버리니까요. 꾸준히, 적당한 페이스로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실력과 속도는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도 말이죠. 마라톤처럼 제 인생도 그렇게 꾸준히 나아가기로 다짐했습니다.
두번째 깨달은 것은, 남과의 비교가 나를 갉아먹는 행위라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10km를 다른 친구들보다 느린 속도로 완주했습니다.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들보다 느리다는 이유로 온전히 기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기록에 집착하게 되면서 달리기가 우울증 치료제가 될 거라고 기대했지만, 반대로 저를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그러던 중, 건강검진에서 심각한 빈혈 상태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치보다 40%나 낮아 유산소 운동 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느리게 달리면서도 숨이 차서 포기하고 싶었던 이유는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내 몸이 아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을 다그쳤던 저 자신이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달리기를 남과의 비교가 아닌, 저 자신을 위한 성장과 치유의 도구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않고 너그럽게 돌보기로 결심하였고, 심리상담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보살피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AI엔지니어의 길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과거의 어려움을 겪으며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여정에서도 저 자신을 잃지 않고, 꾸준히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글또'라는 개발자 글쓰기 모임에 지원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이를 통해 제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습니다. 또한 저는 주어진 문제에 끈질기게 해결책을 찾으려는 성향이 강하며, 그 과정에서 호기심이 크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